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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이야기

사람인척 판다 기사를 보고 느낀 정보 조작.

요 며칠전 인터넷에 떠돌던 사람인척 판다 기사를 몇분 전 아는 후배가 페이스북에 올렸다. 기사의 내용이 진짜라고... 나도 처음 이 기사를 접했을때 진짜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가짜였던 것이다. 그런데 기자들은 기사를 뿌리기만 하고 정확한 정보인지는 확인조차 하지 않는다. 하긴 확인하고 뿌려야 하는데 앞뒤가 바뀐 행태를 보이는 기자들한테 뭘 바라겠는가... ㅡㅡ

사람인척 판다의 진실(온라인 커뮤니티).
사람인척 판다의 진실이 실제 판다인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사람인척 판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게재돼 네티즌들은 판다의 진실을 놓고 뜨거운 공방을 펼쳤다.

이와 관련해 미국 자동차 뉴스 전문 블로그 잴롭닉 닷컴은 차이나 에어라인의 설명을 빌려 사진 속 판다가 실제 판다라고 밝혔다. 사람인척 판다의 진실은 어린 판다를 중국 청두에서 미국의 한 동물원으로 옮겨야 하는 과정에서 차이나 에어라인 측에서 비즈니스 클래스를 제공해 가능하게 됐다.

사람인척 판다의 사진에서 옆 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은 사육사이며 판다 무릎에 얹어져 담요로 보였던 것은 비행하는 동안 차고 있었던 비닐 기저귀인 것으로 밝혀졌다.

네티즌들은 사람인척 판다의 진실에 대해 "항공사 측의 배려 정말 대단하다" "앉은 자세가 너무 사람 같다" "판다팔자가 상팔자" "얌전히도 있네" "진실 알고 보고나니 허무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위의 기사에서 보듯이 네이트 검색 결과 사실이라고 7곳의 언론사에서 기사를 쏟아냈다. 그런데 네티즌들의 의견은 달랐다.

2007년부터 중국에서 미국으로 판다를 데려간 적이 없습니다. 판다는 워싱턴 국립동물원을 비롯해 애틀랜타·샌디에이고·멤피스 동물원 등 모두 4곳에 11마리가 있고, 2007년도에는 옮긴 기록이 전혀 없습니다. 

또한 '차이나 에어라인'은 중국이 아니라 대만 항공사이고 사진속 좌석은 '비지니스 클레스'가 아니라 '이코노미'입니다. 아니 굳이 말하자면 비상구가 있는 좌석을 이코노미계의 비지니스석이란 우스갯 소리가 있지만 이게 진짜로 비지니스석이란 의미가 아니라 다른 이코노미에 비해 다리를 편하게 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거기다 위 사진을 보면 非常口(비상구)라고 되어 있죠? 저건 일본항공기라는 뜻입니다. 중국과 대만은 太平門(태평문)이라고 씁니다. 한마디로 위 기사중에 맞는 정보가 하나도 없습니다. 

1. 중국항공사라 인용한 차이나 에어라인은 대만항공사.
2. 사진속 좌석은 비지니스가 아니라 이코노미 좌석.
3. 사진속 항공기는 일본항공기.
4. 2007년도에 중국에서 미국으로 판다를 이송한 적이 없다.

실제로 중국은 판다 전용화물기를 동원해서 해외로 이송시킵니다. 판다는 중국에서 멸종위기종이라 해외에 임대계약을 할 정도로 귀한 놈들로 취급됩니다. 그래서 전세기를 동원하는 거죠. 아니, 상식적으로 생각할때 사람앉는 의자에 13시간이 넘도록 동물을 벨트로 고정시킨다고 가만히 있겠습니까? 

그냥 척봐도 인형이 맞는데 젤롭닉닷컴이 2007년도 사진 가지고 낚시성 기사를 작성한 걸 우리나라 기자들이 멍청하게 그대로 퍼와서 믿은 겁니다. 사람들은 기사에 나와 있으니 아, 그런가 보다 하는 거구요. 애당초 차이나 에어라인에 직접 전화해보면 사실 확인이 되는 것을 저질 미국 가쉽성 기사를 그대로 퍼와 사실이라 말하는 기자들이 한심합니다.  [출처 : 불명확 - 복사가 많이 되서 첫 정보의 시작점이 어딘지 모르겠습니다.]
 

실재 판다의 모습과 비행기속 판다의 모습. 귀의 모양과 코의 모양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위 기사는 사실이 아닙니다. 인터넷에서 판다 익스프레스로 검색만 해봐도 전용기로 이송한다는 기사가 대부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 여객기 운송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문제는 언론사들의 기사를 보고 무조건 사실이라고 믿는 사고방식입니다. 요즘 하도 윗선에서 거짓을 일삼으니 정보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지만 이런 사소한 기사까지 의심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 더욱 분별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소해 보일 수 있으나 잘못된 정보에 누군가는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까요... 타진요 사건만 생각해도 쉽게 이해가 될거라 생각되네요. 얼마전 미국인들의 설문조사 결과 75%가 인터넷 정보 신뢰하지 않으며 51%가 SNS의 정보 역시 믿지 않는다던 기사가 생각나네요. 기자님들! 확실한 정보 아닌걸로 낚시질 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