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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book/산[山]

소백산 국립공원의 상고대와 운해

소백산 등산로 (죽령, 희방사 방향) - 이미지 클릭시 확대 [출처 : 다음 지도]

등산경로 : 희방사 > 깔딱고개 > 연화봉 > 제1연화봉 > 비로봉 > 제 1연화봉 > 연화봉 > 깔딱고개 > 희방사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풍기에서 내려 희방사로 향했다. 짧은 코스로 가려면 단양에서 내려 죽령재를 넘어가야하는데, 죽령재는 도저히 넘기 싫었다.

외가가 봉화인지라 어렸을적 죽령재를 자주 넘었다. 죽령터널이 뚫린건 10여년 밖에 안되었으니 아직도 죽령재에 대한 안좋은 기억이 생생하다. 

희방사 주차장은 입장료 4,000원이다. 입장료를 내면 매표소 바로 위말고 계곡을 따라 2km정도 위로 더 올라가면 

또다른 주차장이 나오는데 여기다 차를 주차하면 된다.(단 대형차는 위로 갈 수 없다.)


비로봉까지 갔다 오려면 2km 줄어드는 쪽을 선택하는게 현명할 듯 싶다. 

절있는 국립공원들의 문제가 문화재 입장료. 어른 1인 2,000원이다. 입장료를 또 내고 본격적인 등산을 시작했다.

여기서부터 연화봉까지는 2.8km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그런데 연화봉 정상에 있는 등산안내도에는 2.4km다.

같은 국립공원 관리소에서 설치한 표지판의 내용이 다르다. 네이버 지도는 2.5km다.

계곡길이냐 절길이냐의 차이인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대략 2.5km정도다.

만약 산악회에서 대형버스로 왔다면 등산경로는 연화봉까지 2km정도가 추가되니 4.5km정도가 되겠다. 



별로 무리 없어 보이겠지만 연화봉에서 소백산 정상 비로봉까지 4.3km다. 아래에 주차했다면 총 8.8km를 가야한다.

보통 거리가 아니다. 돌아오는 것을 생각해서 개인차를 가지고 간 등산객이라면 윗 주차장을 권하고 싶다.

[주차 요금소에서 2km 더 가시면 주차장 나온다고 이야기 해주지만 혹시 못듣고 요금소 바로 위 주차장을 보고 거기에 주차하는 일이 없길.]


입장료를 내고 계곡을 따라 조금 들어가자 희방폭포가 모습을 들어낸다. 높이는 28m 충북, 경북 내륙지방에서는 가장 높은 폭포라고 한다.

계곡 옆으로 절벽인데 여기저기 돌이 무너져 내리고 등산로에 부러진 나무들이 길을 막아섰다.

원래는 폭포 옆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데, 이러한 이유로 우측으로 돌아 절벽 위 구름다리로 등산로가 바뀌었다.

작년 10월 초까지만 해도 낙석등의 위험으로 등산이 통제되었었다. 지금은 해제되어 희방사쪽에서 등산이 가능하다.




희방폭포를 지나면 계곡 안쪽으로 희방사가 보이고 우측으로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나중에 오르고 보니 깔딱고개 기점이란다. 진짜 오르면서 깔딱고개다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였다.

경사가 얼마나 가파른지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그리고 등산의 최대의 적 계단까지 많다.

그러나 깔딱고개 기점에서 연화봉까지 가파른 고개가 몇개 더 있으니 까딱고개 기점 표지석에 도착해서 안심하면 안된다.


깔딱고개 기점에서 연화봉으로 가는 중간에 죽령재를 바라보니 구름이 재를 넘어가고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고도가 높아지자 눈이 오지 않았지만 상고대가 눈을 대신해주고 있다. 아침일찍 오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하산할때 보니 날이 따뜻해 다 녹아 떨어지고 없었다.


드디어 연화봉 정상. 연화봉에 오르면 사방으로 시야가 확트인다. 비로봉까지 굳이 가지 않아도 될 경치다.

그러니 희방사에서 올라 죽령재로 내려가는 등산코스도 등산하기 좋을 듯 싶다.

죽령재 정상에서 연화봉까지 7km 정도이니 여기서 등산을 시작해 비로봉까지 가려면 12km정도를 가야한다.

그러니 이쪽에서 등산하고자 한다면 시간안배, 체력안배를 잘 해야 할 듯 싶다.


연화봉에 올라 서쪽을 바라보니 너무 멋진 풍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죽령재에서 올라오는 능선으로 멀리 기상 관측소가 바로 앞에 소백산 천문대가 보인다.


연화봉에 오르니 죽령재를 넘어가는 구름의 모습이 아주 생생하게 보이고 멀리 구름 위로 솟은 봉우리들이 한폭의 산수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소백산 천문대는 아쉽지만 일반인은 사용할 수 없다. 연구를 위한 사용만 가능하다.

기상관측소는 작년에 생겼는데, 지을 당시 등산객을 위한 전망대를 설치 한다고 했었다.

가보지 않아서 전망대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있다면 들러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이제 연화봉에서 제1연화봉으로 향한다. 연화봉에서 제1연화봉으로 가는 길은 능선길이지만 한참 내려갔다 한참을 올라간다. 그것도 계단길을...


제1연화봉 가는 길에 서쪽을 바라보니 저 멀리 월악산 정상이 구름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초등학생 이후 가본적이 없는데, 이렇게라도 보니 반갑다.


그리고 남서쪽을 보니 방금전까지 있었던 연화봉이 보인다. 이렇게 보니 상당히 멀리 왔다.


이제 눈 앞에 제 1연화봉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등산객들로 자연이 많이 훼손되었었는데 풀을 심어 유실되지 않게 복구를 하고 등산객들을 위한 계단을 만들었다.

위 계단 좌우측으로 잔목들에 핀 상고대가 아주 환상적이었다.


제1연화봉에 오르자 저 멀리 비로봉이 조금은 가까워졌다. 하지만 아직도 멀게만 느껴진다. 연화봉에서 제1연화봉까지 온 거리보다 아직 더 가야 비로봉이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 주목들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비로봉에서 연화봉에 이르는 구간에 60년대까지만 해도 30,000여 그루에 이르는 주목들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정상 부근에 조금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고 했는데 고사목도 잘 보이지 않으니 인간에 의한 자연훼손으로 없어진 듯 하다.


죽은 나무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자태가 빼어나다.

사라져가는 천연기념물 주목을 보호하기 위해 정상 부근은 주목 자생지로 갈 수 없도록 울타리를 쳐 놓았다.

그래서 이런 고사목도 가까이 가서 보기는 힘들다. 그런데 다녀오고 나서 보니 단양 천동방향으로 가면 고사목 기점이 있다.

이곳에 가면 고사목들을 많이 볼 수 있나보다. 하지만 60년대 30,000여그루를 생각하면 지금 그 수는 미미한것 같다.


정상 좌측으로 보니 어린 주목들이 줄지어 심어져 있다. 복원을 위해 심은 것 같은데 잘 자라서 후대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 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소백산은 키큰 나무들이 잘 자라지 못하는 아고산지대라서 한번 훼손되면 복원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러니 아름다운 자연유산을 대대에 물려주기 위해 아끼는 마음으로 등산을 해야겠다.

특히 산에서의 취사행위로 불이 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발 라면 좀 끓여 먹지 마시길.


드디어 정상표지석이다.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표지석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줄을 서야했다.

그런데 일부 몰상식한 사람들이 표지석 앞에서 식사를 한다. 단체 사진이라도 찍으려면 영 걸리적 거리는게 아니다.

제발 남을 배려하는 산행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산이 좋아 아름다운 산행이었는데, 일부 사람들때문에 기분이 좀 안좋았다.



* 기분 좋은 산행을 위해 서로 지켰으면 하는 것들 몇개 적어 보았다.

1. 본인의 쓰레기는 본인이 가지고 하산하자. (이날 핫팩 쓰레기 발견.)

2. 과일 껍질이라도 버리지 말자. (과일 껍질의 농약은 동물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음.)

3. 듣고 싶은 노래는 혼자. (외부 스피커로 크게 듣는 사람들이 있는데, 조용하게 산행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아주 불쾌함.)

4. 울타리가 쳐져 있으면 넘지 말자.

5. 취사 절대 금지.

6. 산에서는 금연.

아! 그리고 겨울 산행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아이젠. 착용은 좋으나 귀찮더라도 빙판길이 아니면 벗자.

돌에 긁히는 소리도 그렇고 하나같이 온전한 돌맹이들이 없다.

모두 이리저리 기스가 나서 어쩔때는 흉물스럽기까지 하니 이것 또한 자연 훼손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