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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book/산[山]

작성산[까치성산] (충청북도 제천시 청풍면)

천년고찰 무암사가 있는 작성산을 며칠전 다녀왔다. 정보를 알아보려고 인터넷 검색을 했더니 네이버에서는 같은 산을 한쪽은 820m로 한쪽은 840m, 844m로 표기하고 있다. 이거 이래서 무엇을 믿으라는 것인지... ㅡㅡ;

원래 명칭은 까치성산이었는데, 일제강점기 이후 문헌들에서 작성산으로 많이 표기한다고 한다. 그런데 웃긴것은 정상에 오르면 작성산 표지석이 있고 좀 더 오르면 까치성산 표지석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정상에 오르지 못해 보지는 못했는데, 다른 사람 블로그를 보니 두개의 표지석이 있는것이 아닌가?

한능선이니 두개의 산으로 보는 건 맞지 않는것 같은데, 관할지역에서 이런것들을 잘 관리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작성산(까치성산) 등산 지도 [출처 : 네이버 지도 - 클릭시 확대]

원래 작성산을 올라 새목재로 내려와 반대편 능선 상봉을 지나 남근석 또는 장군바위로 내려오는 계획을 세우고 출발했다. 그런데 중간에 자연암장배바위에 끌려 완전 고생만 하다 계획된 산행을 포기했다. ㅠㅠ

등산경로 : SBS세트장 - 배바위 - 무암사 - 남근석 - 장군바위 - SBS세트장

자연암장배바위쪽으로는 등산로가 없다. 그런데 이정표가 있어서 새로 생긴줄 알고 갔는데, 알고보니 암벽등반을 위한 안내판이었던 것이다. ㅡㅡ;
배바위를 안내하는 표지판은 암벽등반을 위한 것이니 괜히 혹해서 가지 마시길... 아무튼 그래서 위의 등산로에 표시된 빨간경로를 따라 겨우 능선으로 올라섰는데, 등산로로 들어서기 위해 계곡을 내려오다 큰일을 당할뻔 했다. 무암사로 내려오는 계곡은 경사가 가파르고 암벽으로 되어있어 위험하니 배바위로 올랐다가 무암사로 내려오려거든 반드시 계곡으로 내려오길 바란다. (빨간경로는 등산로가 아님)
성내리 마을을 지나 저수지를 지나면 SBS세트장이 나온다. 여기서 등산을 시작해도 되고 차를 가지고 무암사까지 들어가도 된다. 세트장 앞에 차를 주차하고 여기서부터 등산을 시작했다. 제천에는 SBS말고 KBS 태조왕건 세트장도 있는데, 둘다 관리가 제대로 안되어서 철거한다고 한다. 어린이들에게는 교육적으로 좋을듯 한데 좀 아쉽긴 하다. 
배바위쪽으로 등산로가 있는줄 알고 올랐을때는 주변경치도 아름답고 햇살도 따뜻해 경로를 변경하길 잘했다 생각했다. ㅜㅜ
배바위 중간에는 나무도 자라고 있는데, 암반위에서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암벽등반가들이 찾는 지역인만큼 암벽에는 로프들이 걸려있었다.
밑에서 올려다 보니 경사가 아찔하다. 우측아래로 낙사한 분을 기리는 패가 달려있었다. 올해 설치 되었던데, 마음이 숙연해졌다. 산이 좋아, 암벽이 좋아 오르셨던 곳에서 눈을 감았으니 남겨진 이들의 마음은 아프지만 그분은 행복해하지 않으실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배바위 건너편으로 상봉, 중봉으로 이어진 능선과 우측으로 청평호가 그림같이 펼쳐진다.
경로를 잘못들었음을 알고 배바위 좌측으로 돌아 계곡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계곡길은 완전 너덜길이었는데, 낙엽이 많이 쌓여 밑이 잘 보이지 않아 등산하는데 애를 먹었다. 바위 사이 사이로 틈이 많고 자리 잡지 않은 돌들이 많아 잘못 디디다가는 큰일을 당하기 십상이다.

올라가는데 너무 고생을해서 사진 찍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았다. 거기다 무암사로 내려오는 길은 얼마나 험한지 처음 능선을 따라 내려가다 천길 낭떠러지여서 급히 계곡으로 발걸음을 돌렸는데, 여기도 너덜길이다. ㅡㅡ 돌산답다.
무암사는 천년고찰답지 않게 조용하고 아담했다. 예전에는 지금보다는 규모가 컷을듯 한데, 현재는 건물 몇채 되지 않는 아주 조그마한 사찰이었다. 무암사는 신라 문무왕 3년(633년)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절 안에는 부도가 두개 있는데 하나는 소의 부도로 죽은 소에서 나온 사리를 보관하고 있어 유명하단다.
절은 아담했지만 절 주위를 감싸고 있는 바위와 소나무들의 위엄이 얼마나 대단한지 풍경과 함께 절을 전체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면 절이 결코 작게 느껴지지만은 않았다. 
무암사를 나와 남근석을 보기 위해 반대편 능선을 다시 오르기로 했다. 사실 이때 마음 같아서는 그냥 집에 가고 싶었다.
등산로를 안내하는 이정표... 원래 계획대로 등산을 했더라면 이표지석을 시작으로 산을 올랐을텐데... ㅠㅠ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이라 그런지 계곡물이 참으로 깨끗했다.
남근석으로 향한는 길은 계단이 설치되어 있었다. 예전에는 없었다고 한다. 계단밑으로 완전 암벽인데, 없었을 때는 등산하려면 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다. 그런데, 등산객들의 편의를 위한 설치는 좋은데, 이로인해 자연 훼손이 되는것 같아 마음이 좋지는 않았다.
계단을 오르니 반대쪽 배바위와 청풍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감탄사.
아주머니들이 남근석 위에 있는 뾰족한 바위를 보고 "이거야 이거야" 하다 저 아래 있다고 하니 밑을 쳐다보고는 "아~" 하고는 까르르 웃으신다. 총각 생각 좀 해주세요. ^^ㅋ 제천의 명물 남근석이다. 전국에 남근석들이 많이 있지만 제천에 있는 남근석이 가장 닮지 않았나 싶다.
작성산쪽 능선만 온통 암벽인줄 알았는데, 이곳 능선도 만만치가 않다. 이 주변의 산들이 모두 암산이다. 그러다 보니 겨울 산행으로는 제격이 아닐까 싶다. 물론 눈이 오면 위험하지만 그렇지 않을경우는 산행하기 좋을 듯 싶다. 아무래도 겨울에는 볼게 없으니 암벽이 많고 경치 좋은 곳을 선호하게 되는것 같다.
남근석 위 능선에 오르니 왼쪽으로 장군바위 중앙 아래로 남근석 우측으로 작성산 정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남근바위 능선에서 바라본 장군바위와 버선바위(낙타바위), 남근석과 달리 위 두 바위는 가까이 가면 오히려 그 모양을 보기 힘들어 이쪽 능선에서 바라보는 것이 더 좋다. 왼쪽 바위는 이쪽에서 보면 딱 버선 모양이다. 가까이 가서 보면 낙타모양이라 낙타바위라고 하는데, 사실 난 잘 모르겠다. 차라리 버선바위가 마음에 더 와 닿는다.
멀리 청풍호가 그림같이 펼쳐진다. 마음이 뻥 뚫려 발걸음이 가벼워 지는것 같지만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만만치가 않다. 로프를 이용한 등산로가 끊없이 이어져있다. 겨울에 얼어붙으면 정말 위험할것 같다.
하지만 경치는 정말 예술이다. 산을 오르지 않으면 알 수 없으리... 군대에 있을 때 산을 하도 많이 타서 모두들 산에는 가지도 않을 것이라 했지만 난 이상하게도 산이 좋다. ^^
원래 계획대로 등산을 했다면 넘었을 새목재가 저 멀리 보인다.
장군바위에 다다르니 청풍호가 더 가까이 보인다. 남근바위와 달리 장군바위는 가까이서 보면 그냥 돌덩이로 보인다. 사진 우측 아래로 보이는 바위가 장군바위. 이곳에서 보니 남근바위가 있던 반대편 능선이 암반으로 된 칼 능선이다. 여기서 보니 아찔한 등산로다.
암벽 곳곳에 눈이 녹아 흘러내리다 얼어 붙은 빙벽들을 볼 수 있다. 비가 많이 온 뒤에는 폭포수처럼 물이 쏟아질듯하다. 장군바위 능선에서 청풍호 방향을 바라보면 반대편 능선에 이번에는 안개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무암사 절의 이름 유래가 이 바위에서 나왔는데, 절에서 바라보면 산과 암석이 하나로 보여 보이지 않다가 안개가 끼면 암석이 뚜렷하게 보이고 노승이 팔짱을 끼고 서 있는 모습 같다고 하여 안개무자를 써서 무암사라고 불렀다는 이야기가 있다. 
장군바위에서 바라본 청풍호. 왼쪽으로 안개바위가 보이고 우측으로 배바위가 보인다. 재미있는 기암괴석도 많이 보고 멋진 경치도 보는 즐거운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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