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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book/산[山]

태백산

지난 일요일 2월 5일 태백산 산행을 하였다. 태백산 눈꽃 축제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등반을 내 의지로 한건지 떠밀려 올라간건지도 모르게 산행을 했다. 정말 밀려 올라갔다는 말이 딱 맞을 듯 하다.

정말 가보고 싶은 산이었기에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주목도 천천히 구경하고 싶었는데
주목 밑이란 밑은 모두 식사자리가 되어버렸으니 사람 머리 구경을 더 많이 한 듯 하다.
겨울 태백산이 유명하다지만 이정도로 사람이 많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겨울 태백산 산행을 하고 싶다면 평일 또는 새벽 산행을 추천하고 싶다.

유일사 입구에서 출발을 했는데 길게 줄지어 올라가는 행렬의 끝이 없다. 이런 행렬은 정상까지 이어졌다.
많은 산행을 해본건 아니지만 살다살다 이렇게 사람 많은 산행은 처음이다.


 유일사 매표소에서 좀 오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거의 대부분이 왼쪽 길을 택했다.
당연히 우리는 사람 없는 오른쪽 길을 택했다.

 유일사에서 등반한다면 이곳 경사가 태백산 등반중 가장 가파른 길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태백산은 완만한 산이라 등산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


 능선으로 올라서자 사길령에서 올라오는 사람들과 만나니 약간 복잡해졌다.
하지만 이것은 천국이었으니 좀 더 가서 유일사에 도착하니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갔던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주하며 정체 현상이 빗어졌다.
이건 설, 추석 명절 귀경길 정체 현상은 저리가다다. 


유일사를 지나 밀려 올라가다 보니 그렇게 보고 싶었던 태백산 주목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멋진 주목들이 많은데 주목보다는 사람들이 더 많이 눈에 들어온다. 왜 하필 주목 밑에서 밥을 먹는지... ㅡㅡ


주목 군락지 앞으로 함백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백두대간의 줄기가 저 함백산에서 사길령 능선을 통해 태백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주목을 보고 있으니 오대산 주목을 보고 싶은 마음이 아주 강렬해졌다.
소백산 주목은 뭔가 아쉬웠는데, 태백산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북동쪽으로 탁트인 시야로 멋진 풍경에 넋을 잃게 된다. 이렇게 조망 좋은 날을 또 언제 만날지 행운이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 했던가. 비록 죽었지만 꿋꿋하게 서 있는 자태가 무척이나 아름답다.


거센 바람에 가지가 한쪽으로 다 치우쳤다. 무거운 머리를 한쪽으로 이고 있으려니 얼마나 힘이들지...
그럼에도 살아있는 생명력이 대단하다.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인데, 힘들어할 주목을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도 든다.



주목 군락지를 벗어나 조금더 오르자 태백산 정상 장군봉이 눈에 들어온다.
해발 1567m로 높이로만 보면 높은 산이지만 유일사 입구가 해발 950m 정도 되니 실 등산 높이는 600m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정상에서 남쪽을 보니 반대편 봉우리 위로 천제단이 보인다.


천제단에 도착하니 이산가족 상봉장이 따로 없다. 모두들 일행을 찾느라 분주하다.
 우리도 이곳에 도착해서야 일행 몇명을 만날 수 있었고 예정 시간보다 늦게
 꿀맛같은 점심 식사를 했다.
 원래 계획은 능선 끝으로 보이는 문수봉에 올라 당골로 내려가려 했지만 시간이 없어 바로 당골로 내려갔다.

천제단에서 당골로 내려가는 길. 다시한번 굽이굽이 이어진 능선들의 멋진 풍경이 그림같이 펼쳐진다.

용정을 지나 산아래 단군성전에 도착해 오늘의 등반 일정이 막을 내렸다.
 산 아래 광장에서는 태백산 눈꽃 축제가 한창이었는데 수많은 인파에 발 딛을 틈이 없다. 이번 산행은 정말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